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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의 역설: 따뜻함과 냉정함 사이에서

Posted on 2025-07-042025-07-08 By 시드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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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이다”라는 말만큼 애매한 단어가 또 있을까.
실수하고, 상처 주고, 용서하고, 때로는 미워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한마디로 포장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듣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칼날이 되는 말—그게 바로 ‘인간적’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허술함이나 실수를 보고 “인간적이다”라고 말한다.
마치 그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친근하고, 따뜻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같은 행동을 두고 어떤 순간엔 “그건 짐승 같다”며 비난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건 인간이라는 말의 이중성, 그리고 치명적인 역설이다.


인간적 = 이성적? 감정적?

흔히 우리는 “인간적이다”의 반대말로 “짐승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 속에는 이미 “인간적 = 이성적, 짐승적 = 본능적/감정적”이라는 공식이 숨어 있다.
인간은 본능을 억누를 줄 알고,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감정을 절제하고,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다.
이렇게 ‘이성’을 가진 존재만이 진짜 인간이라고 말한다.

반면, 짐승은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배고프면 먹고, 화가 나면 물어뜯고, 두려우면 도망친다.
그들의 선택에는 복잡한 계산도, 죄책감도, 내일의 책임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에 충실한 인간”을 보고 짐승 같다고 욕한다.
감정에 휘둘려 폭주하는 사람을 “짐승 같다”고 낙인찍는다.


그런데 너무 이성적이면?

여기서 또 한 번 아이러니가 터진다.
우리는 “너무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을 보고
“인간미가 없다”라고 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실수도 안 하고, 늘 논리적이고 냉정한 사람.
그런 인간을 우리는 ‘기계같다 라고 한다.
너무 이성적인 인간에게 우리는 인간미를 느끼지 못한다.


‘인간미’란 무엇인가?

인간미란 말 자체가 모순이다.
감정적으로만 행동하면 “짐승”이라 욕먹고,
이성적으로만 행동하면 손가락질당한다.
우리는 감정과 이성의 경계 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산다.

결국에 ‘인간미’란,
완벽하지 않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태도이자
감정과 이성, 그 모호한 경계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인간만의 악, 그리고 인간미

짐승은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인간만이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때로는 쾌락을 위해 잔혹함을 저지를 수 있다.
이성은 인간을 더 성숙하게도, 더 악랄하게도 만든다.
전쟁, 학살, 고문—짐승이 아닌 오직 인간만이 만들어내는 악의 예술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불완전함과 모순, 죄책감과 용서, 따뜻함과 냉정함.
이게 바로 인간미다.


좋은 사람만 인간적인 게 아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그 나쁜 인간들도,
결국 그런 인간미로 똘똘 뭉쳐 있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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