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취향이 자산이 되는 시대
최근 몇 년 사이에 ‘취향 투자’라는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소비를 넘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이나 콘텐츠에 투자하고, 그것이 자산으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이제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가 되었다. 전통적인 주식, 부동산, 금과 같은 자산 외에도 사람들은 이제 레고, 와인, 빈티지 시계, 피규어, 희귀책, 심지어 한정판 운동화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면서 재미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돈만을 위한 투자’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재테크에서도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하길 원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만족과 연결된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취향 투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일상과 감성, 자산이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투자로 자리 잡고 있다.
왜 지금 ‘취향 투자’인가?
취향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다. 둘째, 시간과 관심을 들여 키워온 애정이 결과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셋째, 그 자체로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금전적 가치 이상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레고를 좋아해 수십 세트를 모은 사람이 희귀 레고 제품의 시장 가치를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중고 거래로 수익을 올리는 사례는 흔하다. 와인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와인을 수집하고, 몇 년 후 희귀 와인의 가치가 상승해 자산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취향 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재테크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수집과 관심이 투자로 이어지다
취향 투자의 핵심은 ‘수집’과 ‘이해’다. 단순히 물건을 많이 가진다고 해서 투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 희소성과 수요를 분석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하다. 결국 그것은 오랜 시간 축적된 ‘취향’이자 ‘전문성’이다.
예를 들어, 빈티지 시계의 경우 브랜드, 연식, 상태, 한정 생산 여부 등이 가치에 영향을 준다. 피규어나 굿즈는 출시 시기, 수량, 패키지 상태 등이 가격을 결정짓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정보를 습득하고, 시장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취향 기반의 투자는 자신만의 관심사와 안목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취향 투자 사례
취향 투자는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 레고: 희귀 시리즈나 단종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조립하지 않고 밀봉 상태를 유지하면 더욱 고가에 거래된다.
- 와인: 셀러에 보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와인, 특히 유명 와이너리의 한정판 제품은 고가로 거래된다.
- 운동화: 나이키의 한정판 스니커즈, 이른바 ‘리셀’ 시장은 수요와 희소성에 따라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
- 피규어: 한정판 캐릭터 피규어나 아트토이 제품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
- 음반과 책: 초판본, 사인본, 한정판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향수, 미술품, 빈티지 가구, 심지어 디지털 아트까지도 취향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디지털 취향 투자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취향 투자, 어떻게 시작할까?
처음부터 큰돈을 들이거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이 오래 좋아해 온 분야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어떤 아이템들이 수집과 투자 대상으로 적합한지, 시장에서는 어떤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거래 플랫폼, 유튜브 채널 등은 유용한 정보원이 된다. 특히 유튜브에는 취향 투자 관련 콘텐츠가 많이 있으므로, 관심 분야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취향 투자에도 리스크는 있다
물론 취향 투자도 투자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 유행이 바뀌면 수요가 줄고, 희소성이나 가치가 예상보다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희귀하다고 생각했던 아이템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또한 감정이 개입되기 쉬워, 객관적인 판단을 흐릴 가능성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 반드시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감성과 냉정함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결론: 나만의 취향이 만드는 자산의 미래
취향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을 넘어, 삶의 즐거움과 연결된 투자 방식이다. 나만의 관심사와 안목이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다만 투자임을 잊지 말고, 정보를 충분히 탐색하고 판단해야 한다.
이제는 단지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취향이 돈이 되는 세상, 지금이 바로 나만의 ‘취향 투자’를 시작할 타이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