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치권을 흔든 2025년 통화 유출, 그 시작은?
2025년 6월, 태국 정계를 송두리째 뒤흔든 총리 통화유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미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던 태국 사회는, 현직 총리가 외국 지도자와 나눈 사적이고 비공식적인 통화가 고스란히 외부에 공개되면서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실수로 끝나지 않았고, 태국 정치와 군부, 외교, 심지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신뢰 위기와 파장, 극심한 불안정성을 동시에 몰고 왔습니다. 국민들 역시 “이 정도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게 맞냐”는 허탈한 반응을 보였고, 인터넷과 언론, 그리고 거리의 시위 현장까지 모든 곳에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실체 – 도대체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
2025년 6월 15일, 태국 총리 패통탄 친나왓은 캄보디아 전 총리이자 상원의장인 훈센과 17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이 통화는 원래 사적인 대화로, 통역까지 포함된 비공식적 루트로 이뤄졌으나, 훈센 측이 이를 녹음해 6월 18일 캄보디아 관계자들과 공유했고, 같은 날 SNS에 전체 녹취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곧바로 태국 내외 언론들이 앞다퉈 녹취 내용을 보도했고, 이후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실제 공개된 통화 녹취 전문 (한글 번역)
1. 인사 및 안부
“삼촌, 제 목소리 들리세요?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훈센: “아주 괜찮아, 조카. 네가 이렇게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
2. 국경분쟁 및 현안 논의
패통탄: “사실 오늘은 국경 지역 긴장 문제로 전화드렸어요. 삼촌과 저, 우리 두 나라가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해왔거든요. 그런데 최근 일부 반대파나 군부에서 삼촌을 괴롭히거나 불쾌하게 할만한 말이 오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들 말에 너무 마음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제2군 사령관 같은 분들은 정치적으로 저와 반대에 서있기 때문에, 삼촌이 오해하시거나 화나실 필요 없습니다.”
3. 친밀감과 감정 호소
패통탄: “요즘 태국 국민들은 저더러 차라리 캄보디아 총리나 하라고까지 합니다. 삼촌, 저 조카를 좀 이해해 주세요.”
훈센: “그래, 조카야. 나도 네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네가 힘든 거 다 안다.”
4. 적극적 지원 의사
패통탄: “혹시 삼촌께서 필요한 게 있으시거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무슨 일이든 제가 해결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 군부 비판
패통탄: “특히 제2군 사령관은 요즘 권위를 내세우려는 모습만 보이고, 솔직히 국가 전체에 도움되는 말을 하지 않고 있어요. 이런 분들은 저희 편도 아니고, 삼촌과 저의 노력을 망치려는 의도만 갖고 있습니다.”
6. 평화와 신뢰 강조
패통탄: “저와 삼촌이 바라는 건 딱 한 가지예요. 예전처럼 국경 지역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는 것, 그리고 양국이 신뢰와 협력을 회복하는 것뿐입니다.”
훈센: “네 말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도 우리 둘이 힘을 합쳐 현명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자.”
본격적으로 터진 후폭풍 – 태국 사회와 정치권의 반응
연정 붕괴와 국회 격랑
통화 유출이 공개된 직후, Bhumjaithai당은 “총리가 국가의 자존심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곧바로 연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기존 연립정부는 과반수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구조로 전락했고, 여야 모두에서 “총리 탄핵과 사임”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야당 의원들과 36명의 상원의원들은 즉각 헌법재판소에 윤리 위반과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탄핵 청원을 제출했습니다. 마침내 7월 1일, 헌재는 7:2로 패통탄 총리의 직무를 정지시켰고, 내각 역시 비상체제로 전환됐습니다.
방콕 도심을 뒤덮은 시위 열기
시민단체, 대학생, 평범한 직장인까지 수만 명이 모여 방콕 시내 전승기념탑과 빅토리 모뉴먼트 등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총리는 조국보다 개인적 친분을 앞세웠다”, “태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연신 ‘퇴진’을 외쳤습니다. 시위 현장에서는 태국 국기가 곳곳에서 펄럭이고, 일부 단체는 총리의 사과문 낭독을 요구하는 퍼포먼스까지 펼쳤습니다.
이 와중에 일부 보수 단체는 “군이 나서서 국가의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어, 군부의 움직임까지도 예의주시되고 있습니다.
언론과 전문가의 일제 비판
태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Bangkok Post는 “총리는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라는 사설을 통해 정치적 리더십의 붕괴를 지적했습니다. 정치분석가 Pavin Chachavalpongpun 교수는 “이번 사태는 태국 권력구조에서 군과 사법부, 민선 정부 사이의 깊은 균열을 다시 드러낸 계기”라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주요 언론과 외신들도 “태국 정계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쉰나왓 집안의 운명이 걸린 위기”라고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급락한 지지율과 경제적 충격
사건 이후 여론조사(NIDA 기준)에서 패통탄 총리의 지지도는 9% 초반까지 추락했습니다. 증시도 정치 불안감에 휩싸여 SET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적 충격까지 이어졌습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태국 정치 리스크를 경계하며 투자 계획을 재조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외교적 파장과 캄보디아와의 긴장
태국 외교부는 캄보디아 대사관을 불러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내정간섭” 및 “외교 결례”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측은 “모든 내용을 사실 그대로 공개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양국 외교 관계도 일시적으로 냉각되었습니다.
동남아 주변국 역시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며, 외교적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결론 – 태국 정치, 어디로 가나?
이번 총리 통화유출 사건은 한 국가의 지도자와 외국 지도자의 사적인 대화가 어떻게 국가적 위기로 번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정치-군부-외교의 힘겨루기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단순히 “한 번의 실수”로 치부하기엔 정치적 신뢰, 경제적 안정, 사회적 결속, 국제적 명성 모두에 심대한 상처를 남겼습니다.
앞으로 태국 정치는
- 헌재의 최종 판단,
- 조기 총선 가능성,
- 연정 재편 및 군부 개입 시나리오
등 여러 변수 속에서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국민 신뢰를 되찾는 개혁과, 지도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참고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Thailand%E2%80%93Cambodia_phone_call_leak
- https://apnews.com/article/23aa38541ae1b42616d934781d62cd38
- https://www.bangkokpost.com/thailand/general/3053735/paetongtarn-feels-heat-over-leaked-call
- https://www.kosis.kr
-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jul/03/thailand-cambodia-leaked-phone-call-shinawatra-dynasty-paetongtarn